인간 생활의 삼대 요소인 의식주(衣食住) 중 식생활은 생명의 유지 및 생체의 활동에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행위입니다. 우리나라의 식생활을 보면 맛을 즐기기보단 열량을 채우기 위한 목적에 초점을 맞춰 왔지만, 요즘 들어 미식(美食)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그래서인지 미식가들을 위한 최고의 레스토랑을 찾아 별점을 주는 것으로 유명한 '미슐랭 가이드'나 맛집을 소개하는 어플들이 유행이기도 합니다.
맛집을 검색해보면, '전국 3대 짬뽕', '전국 3대 빵집' 등 '전국 3대 OOO'이란 소개 문구를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맛집 랭킹은 대체 누가 정하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하면서 꼭 가서 한 번쯤은 먹어보고 싶은 생각이 동시에 듭니다. '전국 3대 OOO', '세계 3대 OOO' 등은 물론 훌륭한 먹거리이기도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성공한 마케팅 기법입니다. 약간 반발심이 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얼마나 맛있길래 3대를 논하는지 궁금하기도 한데요, 그중 가장 궁금한 것은 바로 '세계 3대 진미'입니다.
앞서 설명했다시피 '세계 3대'라는 표현은 출처가 분명하지 못한 마케팅 용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트러플(송로버섯), 캐비어, 푸아그라', 이 세 가지 재료를 '세계 3대 진미'라고 통용되고 있는데요, 각각의 음식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도록 합시다.
[트러플(송로버섯, Truffle)]
트러플은 버섯의 일종으로, 한국어로는 송로버섯이라고 합니다. 트러플은 '주방의 다이아몬드'라고 불릴 만큼 귀하고 비싼 식재료인데요, 그 향이 아주 짙어 냄새만으로도 취할 것 같은 묘한 중독성을 일으킬 정도입니다. 하지만 트러플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대체로 입에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트러플은 그 강렬한 향미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매우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트러플을 시도하고 싶은 분들은 우선 트러플 오일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재료인지 테스트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세계 3대 진미'라고 뽑히는 트러플은 분명 인기 식재료입니다. 트러플의 향이 마냥 이질적으로 느껴지기만 한다면 비싼 이유가 없지요. 트러플의 향은 웬만한 식재료에서 경험하기 힘든 강렬한 향과 풍부한 향미를 선사합니다. 따라서 많은 요리에 트러플이 가미한다면 어떤 음식이든 진미로 바꿀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습니다.
요리에 사용되는 트러플은 블랙, 버건디, 화이트, 세 가지 종류로 거의 모든 요리에 적합하며, 거의 모든 와인의 풍미와 짝을 이룰 수 있습니다.
[푸아그라(Foie gras, 거위나 오리의 간)]
푸아그라는 프랑스의 식재료로 오리나 거위의 간으로 정의됩니다. 푸아그라는 프랑스에서 인기 있고 잘 알려진 진미로 여겨집니다. 그 맛은 일반 오리 간이나 거위의 간과는 달리 버터와 비슷하게 고소하고 풍부하며, 녹진함이 일품입니다. 하지만 푸아그라 또한, 호불호가 아주 심하게 갈리는 맛이기도 합니다. 그 맛을 우리나라 음식에 빗대어 표현하자면, 생선의 애와 비슷한 맛과 질감을 가졌는데, 익혔건 말건 그 특유의 비린내가 아주 강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소의 생간에 익숙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거부감이 들 정도입니다. 푸아그라는 무스나, 파르페, 스프레드 등으로 준비되는데, 스테이크와 같은 다른 음식과 함께 제공되어 발라 먹는 게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푸아그라는 유명한 식재료인데 반해, 잔혹한 사육법으로 동물 학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음식이기도 한데요, 그래서인지 푸아그라의 생산을 금지하는 국가와 지역이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그래도 프랑스에서는 보호해야 할 미식 유산에 속한다고 하니, 한 번쯤 경험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캐비아(Caviar)]
캐비아는 본래 '소금에 절인 생선의 알'을 통칭하는 말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철갑상어의 알을 소금에 절인 것'으로 통용됩니다. 그 풍미와 희귀함으로 '바다의 보석'이라고 불릴 만큼 최고급 식재료로 유명한데요, 그 역사는 무려 10세기에 '비잔틴 제국'과 '키예프 루스' 사이에 대규모 무역이 시작된 후 기족들 사이에서 즐겨 먹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18-19세기 유럽에서 캐비아는 부와 명예를 상징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캐비아는 씹는 순간 터져 나오는 은은한 바다의 향과 섬세한 커피 향과 과일향, 그리고 버터리한 풍미까지 복합적인 피니쉬로 세계의 진미로 뽑히곤 합니다. 캐비아는 등급에 따라 맛과 풍미, 그리고 가격이 천차만별이고, 철갑상어의 종에 따라 다르게 분류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캐비아는 먹는 방법도 매우 다양한데요, 보통 샴페인을 함께 곁들이면 그 맛이 대단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세계 3대 진미'라고 알려진 음식들이 대부분 처음 접했을 때, 약간의 거리낌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독특한 향과 맛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그 맛을 알고 나면 어느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음식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처럼 미식(美食)은 익숙한 것을 벗어나 새로운 것을 경험하게 하여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지만, 현재까지도 여전히 나와는 무관한 세상의 이야기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미식은 어엿한 문화의 한 자락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셰프의 요리를 통해 그들의 철학을 이해하고, 눈으로 보고 맛보고 즐길 수 있는 미식의 세계에 입문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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